혹시 회의 중에 너무 지루해서 펜을 만지작거리거나, 수업 시간에 집중이 안 돼서 공책 여백에 낙서를 해본 적이 있나요? 혹은 긴장할 때 헛기침을 하거나, 기쁠 때 무의식적으로 점프를 하는 습관이 있지는 않나요?
이러한 행동들은 모두 자기 자극 행동(Self-stimulatory behavior), 즉 스티밍(Stimming)의 한 형태일 수 있습니다.
스티밍은 반복적인 움직임이나 소리 내기를 포함하는 행동으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나 기타 신경 발달 상태와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자폐인뿐만 아니라 누구나 어느 정도의 스티밍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티밍이 무엇인지, 사람들이 왜 스티밍을 하는지, 그리고 스티밍이 문제가 되는 경우 어떻게 관리할 수 있는지를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스티밍의 원인과 목적
스티밍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특정한 목적을 가진 행동입니다. 사람들이 스티밍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표적인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감정 조절
많은 자폐인은 스티밍을 감정을 조절하는 수단으로 사용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스티밍은 불안 완화(72%), 과부하 방지(57%), 진정(69%)과 같은 목적으로 수행됩니다.
스티밍은 불안한 상황에서 긴장을 해소하거나, 감정적인 자극이 과하게 들어왔을 때 이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때문에 감정적으로 불안한 순간에 손을 흔들거나 발을 동동 구르는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2. 기쁨과 흥분 표현
스티밍은 단순히 스트레스 해소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너무 기뻐서 손뼉을 치거나 뛰어오르는 행동도 스티밍의 일종입니다.
어린아이들이 장난감이나 좋아하는 물건을 발견했을 때 점프하거나 손을 흔드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기쁨을 표현하는 방식으로도 스티밍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3. 감각적인 즐거움
일부 사람들은 단순히 스티밍이 즐겁기 때문에 이를 수행하기도 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스티밍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80%가 스티밍 자체를 즐긴다고 응답했습니다.
스티밍은 감각적인 자극을 제공하여 특정한 쾌감을 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한 리듬을 반복적으로 듣거나 특정한 촉감을 계속해서 느끼는 것이 즐거움을 줄 수 있습니다.
4. 환경적 요인
소음이 심하거나 사람이 많은 공간 등 자극이 많은 환경에서 스티밍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어려운 과제나 새로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스티밍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사회적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발생했을 때 스티밍을 통해 긴장을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티밍의 유형
스티밍은 다양한 감각과 관련하여 나타납니다. 대표적인 유형을 살펴보겠습니다.
1. 청각(소리)
- 콧노래 부르기, 휘파람 불기
- 같은 단어나 문장 반복하기
- 지속적인 헛기침
- 특정한 음악이나 소리를 반복적으로 듣기
2. 후각 및 미각(냄새/맛)
- 반복적으로 냄새 맡기
- 특정 물건을 핥거나 씹기
- 특정한 향을 지속적으로 찾기
3. 촉각(손이나 피부)
- 손 흔들기, 손가락 두드리기
- 피부 문지르기, 손가락 꼬기
- 주먹을 쥐었다 펴기
- 부드러운 천이나 물건을 계속 만지기
4. 시각(눈 관련)
- 반복적으로 깜빡이기
- 특정한 빛이나 물체 응시
- 사물을 일정한 패턴으로 정리하기
- 눈을 특정한 방식으로 움직이며 초점 맞추기
5. 전정감각(몸 움직임)
- 흔들거리기, 빙빙 돌기
- 일정한 패턴으로 걷기
- 점프하기
- 몸을 반복적으로 기울이거나 기댔다가 펴기
스티밍을 조절할 수 있을까?
과거에는 스티밍을 억제하거나 치료해야 할 행동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특히 사회적으로 낙인이 찍힐 가능성이 있는 행동(예: 손을 심하게 흔드는 행동)은 억제하는 것이 좋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티밍을 억제하는 것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스티밍을 보다 포용하고 이해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스티밍에 대한 올바른 이해
스티밍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를 부정적인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신체 반응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특히 자폐인을 포함한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 커뮤니티에서는 스티밍을 존중해야 할 행동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점
- 스티밍은 감정을 조절하고, 환경을 탐색하며, 기쁨을 표현하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 모든 사람이 어느 정도의 스티밍을 경험하며,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 단, 스스로 또는 타인에게 위험을 줄 경우, 안전한 대안을 찾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 스티밍을 무조건 억제하기보다는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스티밍은 단순한 습관이 아닙니다. 이는 우리의 감정과 감각을 조절하는 중요한 수단이며, 이를 포용하고 이해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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